메신저나 문자로 보낸 말 때문에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고소됐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디지털성범죄 사건은 주고받은 대화 자체가 증거의 중심이 됩니다. 출석하기 전에 대화가 어디까지 남아 있는지, 어떤 흐름에서 그 말이 나왔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문제 된 메시지 한 줄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고소장에 인용된 문장만 보지 않고 대화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함께 확인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다툼을 걸었는지, 비슷한 표현이 여러 번 반복됐는지, 상대방이 그만하라고 한 뒤에도 계속했는지가 성적 목적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화면 일부를 캡처해 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해당 대화방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을 확보해 두세요. 같은 상대와 여러 앱에서 대화했다면 앱마다 따로 남겨 두어야 하고, 고소 내용에 나온 날짜와 실제 대화 날짜가 맞는지도 대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과 그전에 나눈 대화가 있다면 그것도 관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메시지와 함께 사진이나 영상 파일이 오갔다면 그 파일이 어떤 것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받은 파일을 저장했는지가 문제라면 소지·저장·시청의 차이를, 합성 이미지가 섞여 있다면 허위영상물 조항의 구조를 함께 살피세요.
대화를 이미 지웠다면 경위를 그대로 적습니다
고소 사실을 알기 전에 대화를 지웠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기기나 플랫폼 쪽에는 기록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지운 사실을 감추려 하지 마세요. 언제, 어떤 이유로 삭제했는지를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통보를 받은 뒤라면 남은 기록을 더 이상 지우지 말고 지금 상태로 보존해야 합니다.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메신저 계정을 탈퇴하는 일도 같은 이유로 미루고, 필요하다면 변호사와 먼저 상의하세요.
진술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준비합니다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는 말만 거듭하면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표현을 쓰게 된 상황, 상대방과 어떤 관계였는지, 대화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사실대로 정리하세요. 온라인 게임이나 커뮤니티처럼 서로 모르는 사이에서 오간 말이라면 그 공간에서 대화가 어떤 분위기로 흘러갔는지도 설명할 내용입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을 단정해서 말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확실한 부분과 불확실한 부분을 나누어 두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답하면 됩니다. 대화 기록이 분명히 남아 있는 사건에서는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것보다 그 말이 나온 경위를 정확히 설명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합의를 요구받았을 때 알아 둘 점
조사 전후로 상대방 쪽에서 합의금을 요구하는 일이 있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합의했다고 해서 수사가 저절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처분을 정할 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요구 금액이 지나치게 크거나 요구 방식이 석연치 않다면 혼자 결정하지 말고 상담을 거쳐 판단하세요.
조사 뒤 처분의 갈래
조사가 끝나면 사건은 기소유예, 벌금형을 구하는 약식기소, 재판으로 가는 정식기소 등으로 나뉩니다. 기소유예 가운데에는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붙이는 처분도 있는데, 어떤 사건에서 가능한지는 사안마다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어느 쪽으로 갈지는 대화 내용과 경위, 반복 여부 같은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다른 사람의 결과를 자신의 사건에 그대로 대입하지 마세요. 변호사 조력이 법으로 강제되지는 않지만, 진술 하나가 처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출석 전에 대화 기록과 진술할 내용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