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지도 퍼뜨리지도 않았으니 자신은 사건의 바깥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디지털성범죄에서는 불법촬영물을 갖고 있거나 재생해 본 일만으로도 따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상담에서는 지목된 행위가 넷 중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의 파일이 어떤 종류인지를 가장 먼저 가립니다.
네 행위는 각각 따로 성립합니다
이 처벌 규정은 2020년 5월 19일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제4항으로 더해졌습니다.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가진 것, 산 것, 보관한 것, 본 것 모두가 대상이고 법정형은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천만원 이하입니다. 그전까지 처벌 범위는 찍은 사람과 퍼뜨린 사람이었으므로, 지금도 갖고만 있어도 죄가 되느냐고 되묻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네 가지는 하나하나가 독립된 요건입니다. 한 가지를 부인하더라도 다른 행위로 혐의가 남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행위별로 수사기관이 찾는 기록
소지는 파일을 실질적으로 손에 쥐고 관리하는 상태입니다. 휴대전화 안의 파일, 외장 메모리, 클라우드에 올려 둔 자료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구입은 값을 치르고 얻은 경우로, 송금이나 상품권·코인 거래 내역과 판매자와 나눈 메시지가 근거가 됩니다.
저장은 기기나 매체에 남겨 둔 행위로, 다운로드 이력이나 파일 생성 시각이 확인 대상입니다. 시청은 재생하거나 열어 본 행위입니다. 파일을 받지 않고 온라인에서 바로 재생했어도 접속 로그와 재생 이력이 있으면 본 사실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려받지 않았다는 해명 하나로는 혐의가 정리되지 않습니다.
자동 저장이라면 그 설명을 받쳐 줄 근거를 모읍니다
메신저가 사진과 영상을 저절로 내려받거나 클라우드가 동기화되면서 본인이 모르는 파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때 다툼의 중심은 그 파일을 가질 생각이 있었느냐입니다. 앱 설정 상태, 그 파일을 연 적이 있는지, 그 뒤 파일을 어떻게 다뤘는지가 같이 따져집니다.
설정 때문이라는 해명은 그것을 보여 줄 자료가 있어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받은 경로가 단체 대화방이라면 대화방 참여 경위를 정리하는 순서도 함께 읽어 보세요.
파일이 무엇이냐에 따라 조문이 바뀝니다
실제로 찍힌 촬영물이면 앞에서 본 제14조 제4항이 문제 됩니다. 얼굴을 합성하거나 편집해 만든 허위영상물은 같은 법 제14조의2 제4항이 따로 있고, 형의 범위는 비슷합니다. 합성물 쪽은 제작·반포·소지를 구분하는 글에서 설명했습니다.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성착취물이라면 아청법 제11조 제5항으로 넘어가고, 유기징역 1년 이상만 정해져 있어 벌금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등장인물이 미성년자로 분명히 보이는지는 영상 자체, 파일 이름, 퍼진 경로, 주고받은 대화를 모두 놓고 판단합니다.
“갖고만 있었다”는 사건이 커지는 세 갈래
첫째, 받은 파일을 누군가에게 단 한 번이라도 넘긴 기록이 나오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퍼뜨린 행위를 다루는 제14조 제2항이 검토되고 법정형 상한이 징역 7년으로 높아집니다. 둘째, 여러 파일을 한꺼번에 받았는데 그 안에 미성년자가 나오는 자료가 끼어 있는 경우입니다. 셋째, 돈을 주고 산 경우입니다. 송금 기록을 따라 판매처까지 수사가 이어지면서 사들인 파일이 모두 몇 개인지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상담에서는 어떤 파일을 언제부터 얼마나 어떤 경로로 얻었는지, 다른 사람에게 보낸 것은 없는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이 범위가 서지 않은 채 진술하면 뒤에 진술을 고쳐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조사 전에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거나 파일을 일괄 삭제하는 것도 피하세요. 지운 흔적은 남고,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